슬그머니 법 개정, 노사 모두가 분개하고 있다! (2편)

2012/09/28

- ‘근로시간 단축과 자동차산업 영향’ 세미나 -

 

 

 본 지는 지난 9월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마련한 ‘근로시간 단축과 자동차산업 영향’ 세미나에 참석했다. 수차례 본지에서 언급했듯이 성급한 근로시간 단축은 노·사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등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에 본지는 우리 업계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전달하고자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유지수 국민대 총장을 좌장으로 연세대 이지만 교수, 숙명여대 권순원 교수, 고용노동부 양성필 과장, 한국노총 유정엽 국장, 진합 이영복 부사장, 산업연구원 조철 팀장이 참석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대응방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근로시간 단축, 효과 없어. 노사 자율에 맡겨야 바람직.

 서강대 경제학과 남성일 교수는 "휴일·연장근로 통합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실제 근로시간은 대기업의 경우 제조업에서 30분, 자동차산업에서는 2시간 각각 줄어드는데 그쳐 실질 효과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휴일 연장근로제한을 통한 초과근로시간 규제의 정책 효과가 미미한 만큼 강제 규제보다는 외국처럼 기업, 근로자 등 당사자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작업현장의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경직성 개선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실제 근로시간 단축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미국은 명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일본은 노사 자율로 초과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남 교수는 “연장근로, 임시직, 파견근로 이용 등 여러 수단을 적절히 혼합해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업체들 인력과 설비에 대한 투자 여력 없어. 부작용 속출 예상.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1·2차 협력업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일근로를 제한하면 생산량 10% 감소, 임금 9% 하락, 이직률 5% 이상 상승, 영업이익률 10% 이상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협력업체들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인력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하지만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권영수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등으로 국내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고, 자동차산업도 하반기부터 내수·수출이 감소세에 있다"며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자동차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사 안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세미나 운영.. 조금 더 우리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했어야...

 물론 주제 발표 내용과 토론 내용은 본 지가 그 동안 수차례 언급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 내용면으론 수긍하며 박수를 보낸다. 그간 본지가 냈던 목소리가 사회 전반에 대체적으로 많이 전달된 것 같아 안도의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의 진행과 취지 면에서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우선 유일한 정부 관계자인 고용노동부 양성필 근로개선정책과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주제발표 끝날 무렵에 도착해 토론에서 자신이 준비해 온 10분간의 발언만 하고 사라졌다.

 정부, 특히 근로시간 관련 핵심부서인 고용노동부는 이 날 우리 업계가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인데 정작 중요한 ‘대화’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라며 짤막한 발언만 하나 남기고 갔다.

 그쪽 말을 우리가 들을 게 아니라 우리의 말을 그쪽에서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관계자 빠진 반쪽의 세미나.. 실망만 안겨줘..

 또한 1시간가량 진행된 토론은 ‘토론’이 아니라 ‘발언’이었다. 6명이 토론하는데 1시간이란 짧은 시간부터가 문제였다. 토론자들은 10분 정도 자기 발언만 하고는 그 어떤 논의나 토론 없이 세미나를 마쳤다. 심지어 질문 받는 시간도 없었다. 본지는 우리 자동차 업계 입장의 많은 질문을 준비했는데 무용지물이 되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결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근로시간 단축과 자동차산업 영향’이라는 화두만 던진 격이었다. 물론 모든 세미나가 꼭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정부에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결론 없이 끝난 세미나.. 질문 받는 질의응답 시간도 삭제 해버려.. 

 노·사 모두가 반대하는 근로시간 단축은 결코 성급하게 법제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현실과의 완충을 두고 수년에 걸쳐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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