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2편)

2013/12/20

 

스테이크에 적합한 부위

 바비큐에 적합한 부위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짧은 시간 조리하는 스테이크에도 당연히 적합한 부위가 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크에는 질기지 않으며 ‘마블링(marbling)’이라 우리가 알고 있는 지방의 결이 정육 사이사이로 속속들이 배어있는 부위가 좋다. 조리하는 과정에서 지방이 녹아 배어 나와 부드러움과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해주는 부위가 바로 ‘립아이(Rib eye)’다. 미국식으로 분류한다면 소의 몸통 윗부분을 4등분해 ‘brisket-rib-loin-round’라고 각각 일컫는데 립아이는 그 두 번째 부분인 ‘립(rib)’, 즉 보통 6~12번 갈비뼈에 붙어 있는 중심 부분 살(eye)로 우리나라로 친다면 등심이다. 흔히 ‘뉴욕 스트립(New York Strip)’이라고 불리는 부위는 립의 뒷부분인 ‘로인’에서 나오는 부위로 우리나라에서는 채끝이라 부른다. 큰 살덩어리가 뭉쳐 있으므로 스테이크로 잘라내지 좋은 부위지만 운동을 많이 하지는 않는 부위이므로 립아이보다는 맛이 떨어지고 텐더로인보다는 부드러움이 떨어진다.

 

 식육의 경우 각 부위의 운동 여부는 고기의 식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고기=근육’ 이므로 운동을 많이 하는 부위일수록 질기고, 따라서 스테이크로 썰어 직화로 구워 먹기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부위는 부드러운 대신 두드러지는 맛이 아예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텐더로인’이다. 보통 성인 팔뚝만한 길이의 근육을 10cm 안팎으로 잘라 구워 내는 텐더로인은 아예 운동을 하지 않는 부위로, 그 부드러움이 소의 여느 부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립아이나 뉴욕 스트립처럼 진한 쇠고기의 맛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프랑스에서는 자신의 전속 셰프로 하여금 처음 이 부위를 조리하도록 시켰던 극작가이자 정치인인 프랑수아-르네 드 샤토브리앙(François-René de Chateaubriand)의 이름을 따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라 불리기도 하는 텐더로인은 부드러움에,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워낙 적은 탓에 희귀함마저 겹쳐 가장 비싼 스테이크이기도 하다.

 

 한편 ‘티본(T-bone)’이나 포터하우스(Porterhouse)’는 이름 그대로 T자형의 뼈를 사이에 두고 텐더로인과 뉴욕 스트립이 나란히 붙어 있어 두 가지 고기의 맛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스테이크다. 대개 텐더로인이 많이 붙은 걸 티본, 반대로 스트립이 많은 경우를 포터하우스라 일컫는다. 두 가지 부위의 장점을 한꺼번에 담기 위해 두껍게 썰 경우 단일 메뉴로는 스테이크 하우스 최고가로 팔리며, 그만큼 양도 많아 2인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푸주한의 스테이크(Butcher’s steak, 또는 Butcher’s cut)’라 불리는 ‘행어 스테이크(Hanger Steak, 프랑스어로는 onglet)’도 있다. 소의 횡격막에 매달려 있어 행어 스테이크라는 이름을 얻은 이 부위는 소 한 마리에서 500g 안팎의 한 덩어리 밖에 나오지 않을 만큼 귀하므로, 푸주한이 팔기보다 자신이 먹으려고 숨겨둔다고 하여 ‘Butcher’s Steak’라는 별명이 붙었다.

쇠고기의 숙성

 

 

 ‘갓 잡은 쇠고기를 먹는 맛’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글을 종종 보는데, 안타깝게도 갓 잡은 쇠고기는 싱싱함 말고 내세울 것이 없다. 일단 도축하자마자 사후 강직 상태일 것이므로 고기가 부드럽지도 않을 것이며, 적절한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깊은 맛 또한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육류가 숙성을 통해 맛을 발달시키는 가운데, 쇠고기만큼 숙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기도 없다. 고기의 숙성은 근육에 있는 효소의 작용 때문이다. 동물이 도살되면 세포가 기능을 멈추는데, 효소가 다른 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무미의 큰 분자를 맛을 지닌 작은 분자로 변환시킨다. 그리하여 단백질은 감칠맛(savory)이 나는 아미노산으로, 글리코겐을 단맛이 나는 포도당으로, 그리고 ATP를 역시 감칠맛이 나는 IMP(Inosine Monophosphate, 이노신산)으로 분해한다. 또한 지방은 향이 풍부한 지방산으로 분해한다. 조리 과정에서 이 분해된 성분들이 열로 인해 서로 반응해서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 내고, 이는 고기의 향을 한층 더 강화시킨다.

 

 한편 육질의 측면에서는 칼페인이라는 효소가 근섬유를 지지하는 단백질을 약화시키는 한편, 카뎁신이 같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동시에 근섬유에 있는 콜라겐의 연결 고리를 끊는다. 이는 고기를 조리할 때 콜라겐을 젤라틴으로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페인은 섭씨 40도, 카뎁신은 50도에서 활동을 멈추는데 이보다 낮은 온도 범위에서는 높을수록 활발하게 숙성과정을 진행시킨다. 보통 도살 후 1주일까지는 숙성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으며, 2주는 지나야 고기의 맛이 들기 시작해 21일에서 25일 사이에 그 절정을 이루고 그 이후로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요즘 들어 온도가 쇠 최근 들어 ‘건식 숙성(Dry Aging)’이니 ‘습식 숙성(Wet Aging)’이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쓰이면서 건식 숙성이 습식 숙성보다 우월한 방식인 것처럼 홍보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숙성이라는 최종 목표 지점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두 가지 모두 그 지점에 다다르는 방법론일 뿐, 특별히 어느 한 쪽이 더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사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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