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 국물맛의 비밀 (1편)

2014/01/28

 

 2012년 여름, 냉면 전문점에서 쓰는 육수를 조미료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방송을 탔다. 조미료로만 만드느냐, 소고기로 육수를 내면서 조미료를 첨가하느냐는 차이가 있긴 했지만, 아무리 고기를 우려내 만든다고 해도 마지막에 조미료는 꼭 넣는다는 내용이었다. 냉면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먹는 냉면이야 으레 그러리라고 생각했지만, 유명 냉면 전문점에서도 조미료로 육수를 만든다니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쁜 건 그렇다 치고 실제로 조미료로 만든 육수는 못 먹을 음식인 걸까.

 

 ‘화학조미료’라고 하면 왠지 자연스럽지 못한 것, 몸에 좋지 않은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보통 화학조미료를 문제 삼을 때 도마에 오르는 물질이 글루타민산소듐(나트륨), 즉 MSG다. 이 물질이 발견된 지는 100년이 넘었다. 1907년 키쿠나에 이케다 일본 도쿄대 물리화학과 교수는 다시마 국물과 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맛에 주목했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4가지 기본 맛과 확연히 다른 맛이었다. 이케다 교수는 이 맛에 우마미(감칠맛)라고 이름을 붙인 뒤 이 맛을 내는 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일본 음식에 많이 쓰는 말린 다시마의 성분을 물에 녹인 뒤 소금과 같은 결정을 제거했다. 우마미 성분이 유기산의 염일 것으로 추측한 이케다 교수는 이를 침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물질을 시험했고, 결국 30g의 유기산을 얻었다. 이 물질을 다시 염 형태로 만들어 물에 녹이고 산성도(pH)를 중성으로 맞추자, 수용액에서 강한 우마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유기산이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타민산이다.

 

 사실 글루타민산은 1866년 독일의 화학자 칼 리트하우젠이 먼저 발견했다. 하지만 글루타민산이 독특한 맛의 성분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글루타민산 자체는 시고 무미건조한 맛이 난다. 우마미를 내는 건 염의 형태로 있을 때뿐이다. 이케다는 글루타민산의 칼슘염, 소듐염, 암모늄염, 마그네슘염을 모두 연구했고, 이들이 염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라도 모두 우마미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중에서 소듐염이 가장 물에 잘 녹고 맛이 좋았다.

 

 이듬해 이케다 교수는 글루타민산소듐에 ‘맛의 정수’라는 뜻의 ‘아지노모토’(우리나라 미원의 원조)라는 상표를 붙여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물에 녹이면 글루타민산염과 소듐염으로 분리된다. 다시마 역시 물에 우리면 글루타민산염이 나온다. 소듐을 빼고는 똑같은 성분이다. 그 이후 이노신산(IMP)과 구아닐산(GMP) 같은 다른 우마미 성분도 발견됐다.

 

MSG는 어디에나 있다

 

 가장 큰 비난의 대상이 되는 MSG는 언제부터 그런 악명을 얻게 됐을까. 발단은 1968년 중국 음식을 먹고 목 뒤와 등, 팔이 마비되는 듯 한 증상을 느꼈다는 사람이 한 의학 학술지에 편지를 보낸 사건이었다. 여기서 ‘중국식당증후군’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후 ‘중국음식증후군’, ‘글루타민산소듐증후군’이 함께 쓰였다. MSG가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증후군을 근거로 많이 든다.

 

 그런데 이 증후군은 학술지에 정식으로 출판된 논문에서 나온 게 아니다. 오히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시행한 후속 연구에서는 MSG가 중국식당증후군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지금도 MSG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음식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섣불리 MSG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중맹검실험을 해야 한다. MSG에 예민하다는 사람을 모아 놓고 MSG가 들어간 음식과 안 들어간 음식을 섞어서 주되,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먹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어떤 게 MSG가 들었는지 몰라야 한다. 만약 정말 MSG에 예민하다면 MSG에만 반응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무작위로 반응을 보이거나 반응이 없었다.

 

 사실 MSG의 원료인 글루타민산은 자연계에 흔한 물질이다. 우리 몸 안에서도 스스로 합성된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이니까 당연하다. 모유 100ml에는 글루타민산염이 20mg 가까이 들어 있다. 다시마 국물 100ml에는 글루타민산염이 21~22mg 들어 있으니까 큰 차이가 없다. 모유를 먹고 자란 사람이라면 아주 어려서부터 이 감칠맛에 익숙해지는 셈이다.

 

 다른 식품에는 더 많다. 토마토에는 100g당 글루타민산염이 140mg, 간장 100g에는 1000mg 정도, 파마산치즈 100g에는 1200mg이나 들어 있다. 콩이나 고기처럼 단백질이 많은 곳에는 단백질 형태의 글루타민산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콩 100g에 들어 있는 단백질 형태의 글루타민산은 5000mg이 넘는다. MSG를 먹고 탈이 난다면 글루타민산염이 풍부한 다시마나 콩을 먹어도 똑같이 탈이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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