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1편)

2014/11/18

 

 지난 2014년 3월, 아프리카 기니에서 출혈과 열을 동반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진들은 이 환자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금방 알아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은 1976년에 처음 등장했다. 자이르(현재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나타난 이 질병은 약 1년에 걸쳐 자이르와 수단에 600여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면서 새로 등장한 강력한 바이러스 질병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했다. 에볼라라는 이름은 처음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 흐르고 있는 강 이름에서 유래했다.

출혈과 열을 특징으로 하는 질병을 일으킨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을 에볼라 열 또는 에볼라 출혈열(hemorrhagic fever)이라 한다. 열이 나고, 바이러스가 내부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 출혈이 생기는 증상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혈열’이라는 용어가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질 텐데 이것은 ‘유행성 출혈열’ 또는 ‘한국형 출혈열’이라는 용어가 한동안 널리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1976년 우리나라의 이호왕 박사가 한탄강 유역에서 출혈과 열을 동반하는 질병, 즉 출혈열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최초로 분리하였다. 이를 한탄바이러스(한타바이러스)라고 하는데, 이 연구결과는 세계 곳곳에서 출혈과 열을 동반하는 질병의 병원체를 찾아낼 수 있도록 큰 자극을 주었다. 그 중에서 필로바이러스과(Filoviridae)에 속하는 에볼라(Ebola)와 마르부르크(Marburg) 바이러스가 특히 유명하다.

 1976년에 자이르에 처음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했을 때 318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280명이 사망함으로써 88%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88%라는 숫자는 수백 명 단위로 발생한 질병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사망률로, 이보다 더 치명적인 질병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자연히 ‘이러다가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것인 아닐까?’하는 공포를 안겨 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직후 수단에서 또 유행을 하여 284명 감염에 151명의 사망자를 낸 후 어느 날 갑자기 이 병이 사라져 버렸으니 신비의 질병 취급을 받게 되었다.

 발병 당시부터 그 병을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질병의 정체도 불명확하고 치료법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1년여 만에 자취를 감추었으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90년대 중반까지는 새로운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로 2013년 이전까지 지역을 옮겨 가며 가끔씩 수십에서 최대 425명까지 환자가 발생하는 산발적 유행을 해왔다.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된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포의 대상으로 대중에게 인식된 데에는 대중문화의 영향도 크다. 콜롬비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설가로 명성을 얻고 있던 로빈 쿡은 1987년에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Outbreak]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그 이전의 그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도 [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이 소설은 TV 영화로 제작되어 국내에서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또 우리나라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질병 관련 작가로 미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리처드 프레스톤은 에볼라가 처음 유행할 당시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The Hot Zone]이라는 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웃브레이크]라는 로빈 쿡의 소설과 같은 이름의 영화도 제작되었는데,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맡았으며,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보유한 아프리카 원숭이가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감염병을 퍼뜨리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원숭이를 싣고 간 배가 한국 배여서 영화 중간에 한국어 대사가 나오는 것이 보는 이들의 열을 올리게 했다. 두 영화 모두에 에볼라라는 이름의 바이러스는 등장하지 않으나 그 특성이 에볼라를 연상시켰고, 전체적인 내용에 음모론이 내재되어 보는 이들의 흥미를 유발시켰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이유

 에볼라 출혈열은 왜 그리 치사율이 높을까? 역설적이지만 에볼라 바이러스가 ‘진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바이러스 입장에서 인체에 잘 적응했다는 의미다). 바이러스란 그 자체로는 생존하지 못하며, 반드시 숙주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일단 숙주세포에 들어가면 그 숙주세포가 죽지 않고 살아 있어야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다. 숙주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라면 생존을 위해 숙주가 죽기 전에 새로운 숙주를 찾아가야 하는데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감기의 경우 숙주에 치명적이지 않으므로 비교적 오래 머물 수 있고, 기침을 할 때 멀리 튀어나감으로써 쉽게 전파될 수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숙주에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지 않은 채 수십 년간 머물 수 있다. 이들은 인체에 적응을 잘 한 바이러스라 할 수 있다. 반면,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1976년에 보여 준 사람에 대한 치명성을 아직까지는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감염빈도가 많지 않아서 아직도 진화될 기회를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도 인류에게 계속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하게 된다면 에이즈가 그런 것처럼 그 치명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 이전에 치료약과 예방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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