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 (2편)

2016/07/27

 

완벽주의적 부모에 대한 소녀들의 무의식적 반항

 흔치 않고 기이한 병으로만 인식되던 거식증은 20세기 들어서면서 서서히 그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1978년 미국 휴스턴의 베일러 의대 정신과 교수이자 정신분석가 힐데 브루흐(Hilde Bruch, 1904~1984년)가 1960년부터 치료해 온 70명의 실제 사례를 『황금 새장: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수수께끼(the golden cage: the enigma of anorexia nervosa)』란 제목의 책을 냄으로써 더 널리 알려졌다. 브루흐는 사례를 세세히 묘사했으며 자신이 생각한 거식증의 원인과 가능한 치료법을 제안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는 청소년기의 소녀들로 좋은 가정에서 자라났고, 부모는 정신분석적으로 완벽주의적인 면이 강하며 자식을 컨트롤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즉 환자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마치 황금으로 만든 새장 안에 가두어 키우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항으로 자라는 것을 거부하고, 더 이상 성숙하지 않은 채 그 상태로 머무르려고 하는 것이 거식증 환자의 전형적인 정신역동이라고 해석했다. 브루흐 박사는 미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거식증을 광범위하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날씬한 사람을 지나치게 선호하고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는 문화적 풍토에 기인한 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15만 부 이상 팔릴 정도로 수십 년 동안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은 이 책이 출간되고 5년 후인 1983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남매 듀오 카펜터즈의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가 33세에 요절하면서였다. 그녀가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던 끝에 거식증에 걸렸고 결국 후유증으로 사망했는데 그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대중적으로 거식증의 심각성이 부각되었고, 실제로 환자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1980년 거식증이 DSM-III(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3판)2)에 포함되면서 정신의학 분야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후 환자 수도 많아지고, 역학조사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 거식증은 5대 1 정도로 여성에게 많고, 약 0.5퍼센트 정도의 여성에서 발생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0년 내 사망률이 5~1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중증의 질환이기도 하다. 치료가 어려울뿐더러 만성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심각한 수준의 체중 저하가 있을 때에는 입원 치료를 원칙으로 하는데, 이때 일차적인 중요 목표는 신체 건강을 회복하고,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급격한 체중의 증가는 도리어 신체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체중을 서서히 증가시키고 영양공급을 체계적으로 하면서, 먹고 토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환자들이 소변을 보게 한 후 같은 시간에 체중을 재고, 매끼 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는 충분히 소화가 될 때까지 한 시간 동안 로비에 머물게 해서 화장실이나 그외 보이지 않는 장소에 가서 구토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들은 체중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극심한 공포를 갖고 있고 먹지 않고 지내는 것에 익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소량만 섭취하더라도 매우 불편해하며 몸에서 빼내고 싶은 강박적 노력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체중을 늘린다고 해도, 퇴원 후에는 다시 먹기를 거부하거나, 폭식 후에 구토를 반복하는 등 재발 위험이 높고 만성화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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