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의 진화 (3편-)

2016/10/14

 

맞춤형 이빨을 갖다

 

입은 포유류가 신생대를 장악하면서 가장 빠른 변화를 겪은 곳이다. 단순한 형태의 이빨 하나만 있었던 파충류와 중생대의 공룡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신생대의 기후와 생태 환경은 중생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분화했다. 온도 차이도 커지고 식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먹이도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포유류의 입 또한 여기에 맞춰 적응하고 변화한 것이다.

 

포유류에 이르면 입술도 매우 발달한 형태를 갖춘다. 입술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잘 접히는 표피와 결합조직으로 이뤄져 있는데, 유악어류, 양서류, 파충류의 입술은 보통 이빨 앞쪽에 작은 피부주름이 있는 수준이다. 거북류나 조류의 딱딱한 부리 같은 입술은 표피의 케라틴 성분이 쌓인 것이다. 사람은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릴 수 있어 물을 빨아 먹을 수 있지만, 개나 고양이만 해도 혀를 이용해 물을 떠먹어야 한다.

 

포유류는 턱의 끝부분에 있는 깊은 틈을 경계로 입술과 턱뼈가 완전히 분리돼 있다. 덕분에 안면 근육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다. 일부 설치류는 입술이 어금니가 있는 곳까지 길게 늘어나 있어 먹이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고등 동물의 입은 원시 동물의 입과 매우 다르게 변했다. 특히 이빨의 다양성이 눈에 띈다. 철갑상어 같은 일부 경골어류, 일부 양서파충류, 개미핥기나 단공류 같은 일부 포유류처럼 이빨이 없는 종류를 제외하면 현재 번성하는 동물은 모두 용도에 잘 맞는 이빨을 갖고 있다.

 

황소처럼 풀을 씹어 먹어야 하는 포유류는 앞니와 송곳니가 별로 필요 없다. 큰 덩치 덕분에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입을 이용해 싸울 필요도 없다. 따라서 공격에 쓸 앞니와 송곳니는 서서히 사라졌고, 풀을 잘 씹는 데 필요한 앞어금니와 어금니의 크기가 커졌다. 구조도 잘 씹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와 반대로 개와 같은 육식 동물은 먹잇감을 공격하고 살을 잘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송곳니가 크고 잘 발달했다.

 

매머드나 마스토돈 같은 포유류의 입은 형태가 더욱 특이하다. 앞니가 아주 크게 발달해 있다. 높이 쌓인 눈을 치우고 그 밑에 있는 풀을 먹기 때문에 앞니가 크게 진화한 것이다. 천적인 검치호가 달려들 때 막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바다코끼리의 송곳니는 교미기에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수컷과 싸울 때 쓰는 무기다. 송곳니에 의해 깊은 상처를 입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로 처절한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영장류에 속하는 사람은 입의 형태가 매우 발달해 있어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앞으로 많이 튀어나와 있는 입은 직립 이족보행에 불리했기 때문에 입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또한, 완벽한 잡식동물로서 다양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각 이빨이 서로 다르게 분화해 발달했다. 즉, 다른 포유류는 주로 먹는 먹잇감의 종류에 맞게 이빨이 발달했지만, 사람은 무엇이든 다 잘 먹을 수 있는 이빨을 발달시킨 것이다.

 

먹는 게 다가 아니다

 

입이 단순히 먹는 데만 쓰였다면 입의 중요성은 지금보다 훨씬 작았을 것이다. 입은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인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이며, 타액과 같은 분비물을 내는 기관이기도 하다. 나아가 입을 이용해 새끼를 기를 수 있는 둥지를 만들거나 알을 더 잘 돌볼 수 있게 됐고, 교미하는 동안 상대방을 붙잡는 행동에 쓰는 등 좀 더 다양한 기능에 이용하기도 한다.

 

사람에 가까워질수록 입은 감정 상태를 더 잘 나타낸다. 입을 벌려 이빨을 드러내거나 소리를 내서 감정을 표현한다. 침팬지는 입을 내밀고 야유하는 모양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른 포유류가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입 모양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사람에 이르면 발성 기관과 혀가 발달해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척추동물이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다양하게 진화한 입 덕분이다. 단순한 구멍에서 시작한 입은 이제 사람이 문명을 유지하는 데도 빼놓을 수 없는 기관이 됐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구절만큼 입에 걸맞은 말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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