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재 전쟁, 탄소섬유에 답이있다

2019/11/19

 

자동차 업계는 오랫동안 가볍고 단단한 소재를 찾아왔다. 가벼울수록 더 빠르고 멀리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오늘날에도 자동차 ‘다이어트'는 기술자들의 골치를 아프게 한다. 편의·안전품목이 늘어나고, 전장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차 한대를 만들 때 필요한 부품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서다.

이에 자동차 소재 분야가 다시금 주목 받는다. 공기저항을 줄이고 부품 패키징을 개선하는 접근방식은 기술적 한계에 도달했다. ‘더 가볍고 더 튼튼한 차'를 만들 소재를 찾는 데 자동차는 물론 철강, 화학 등 관련 업계가 무수한 노력과 자금을 쏟아붓는다.

먼저 차의 뼈대를 만드는 재료가 철에서 다양한 비철합금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이보다 빠른 시기에 금속 소재의 대안이 등장했다. 바로 탄소섬유다. 1950년대 후반 낚시대, 골프채 등의 원재료로 범용 탄소섬유(GPCF)가 양산됐다. 가볍고 질긴 물성 덕분에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업계는 1960년대 이후 비행기와 우주선 재료로 탄소섬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탄소섬유는 굵기가 0.005㎜~0.01㎜에 불과한 가는 섬유를 수천에서 수만가닥을 꼬아 만드는 일종의 실이다. 같은 부피일 때 무게는 철의 25%에 불과하지만 인장강도는 10배 이상이다. 열팽창율이 낮고 부식위험도 적어 자동차용 재료로 적합하다. 플라스틱 수지를 탄소섬유와 혼합해 만든 것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이다.

 

경량화 소재 개발에 앞장선 브랜드는 영국 맥라렌이다. 맥라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존 버나드는 1980년대 초반 비행기 제작에 사용된 탄소섬유 소재를 눈여겨봤다. 그는 레이싱용 경주차를 보다 가볍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당시로선 획기적인 탄소섬유 모노코크를 제안했다. 1981년 레이싱카 MP4/1이 카본 파이버(탄소섬유) 모노코크로 제작된 배경이다. 모노코크 방식은 별도의 골격(프레임) 없이 차 표면 자체가 지지대 역할까지 맡는 구조를 말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손꼽히는 포뮬러원(F1)에서 맥라렌은 1984~1991년 전성기를 누렸다. 니키 라우다, 알랭 프로스트, 아일톤 세나 등 드라이버들의 성공 스토리는 애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탄소섬유 모노코크라는 기술적 진보 역시 맥라렌이 황금시대를 일궈낸 밑거름이 됐다.

 

F1 역사에서도 탄소섬유 기술이 갖는 의미는 크다. 탄소섬유 모노코크 적용 전 20년 동안 레이싱 도중 사고로 사망한 드라이버는 20명이지만, 도입 후 30년간 사망자는 3명에 불과하다. 탄소섬유는 맥라렌의 상징이자 F1 드라이버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표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BMW나 포르쉐, 롤스로이스 등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탄소섬유 활용범위를 점차 넓혀간다. 최근엔 탄소강화플라스틱으로만 만든 자동차 휠이 상용화 단계까지 개발됐을 정도다. 맥라렌은 1981년 이후 모든 차에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를 적용한다.

 

브랜드 플래그십 라인업 720S에는 새롭게 개발한 카본 파이버 모노케이지 II가 적용됐다. 공차 중량이 1283㎏에 달할 정도로 극한의 경량화에 성공한 차다. 그 결과 차 무게 1톤당 마력비가 561마력으로 극한의 무게 대비 출력비를 달성했다.

 

국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탄소섬유의 경우 가격이 아직 철강재보다 비싸지만, 고효율·친환경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점차 적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전통적으로 소재분야에 강했던 영국과 독일 외에 우리나라도 탄소섬유 분야에 결코 뒤쳐지지 않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만큼 자동차 소재부문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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